더 빙 :   스웨덴   자 막 :   한국어 화면비율 :   16:9 Wade Screen, NTSC   사 운 드 :   돌비디지털 Stereo 상영시간 :   177분   등 급 :   전체 관람가 지역코드 :   3 / D   제작년도 :   2002년, 스웨덴, 필렌드

자신의 양심과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 정의로운 소녀 엘리나
강한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강한 메시지를 지닌 영화

<엘리나>는 일반적인 아동 영화의 관습들을 지니고 있다. 아이는 어른들의 세상에서 오해받고, 그 반대편엔 악당 역할을 하는 어른인 홀름 선생이 있으며, 여기에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젊은 교사인 비요크가 등장하고, 아이의 가난한 환경은 영화에 더욱 아련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여기에서 머물렀다면 <엘리나>는 그저 그런 평범한 영화에 머물렀을 것이다. <엘리나>은 강한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와 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강한 메시지를 지닌 영화다.
여기서 아홉 살 소녀 엘리나는 자신의 양심과 가치에 의해 행동하는 정의로운 소녀다. 그 정의로움이 더욱 빛나는 것은, 1950년대 초 스웨덴에서 사는 핀란드 소수자들의 삶은 극도로 궁핍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겐 학교만큼이나 배급에 의해 이루어지는 점심 식사가 중요했고, 신발조차 배급에 의해 해결해야 했다. 특히 엘리나는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난 결손 가정에서 살아가기에 그 가난함을 더하며, 엘리나의 엄마는 학교에서 청소부로 일하며 생계를 해결해야 한다. 엘리나의 아빠인 이삭도, 아픈 몸을 이끌고 계속 일을 하다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홀름 선생은 교사의 권위와 권력을 혼동하는데, 스웨덴어만을 강요하는 그녀의 행동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화된 사회를 바라는 권위주의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학생들과 그 가족을 “나라에서 주는 배급을 타 먹는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홀름 선생. 엘리나가 분노를 느낀 부분은, 각자의 인간이 지닌 가치관과 그 소중함을 무시하는 어른의 폭력적인 행동이었고, ‘단식 투쟁’을 통해 홀름 선생의 생각에 저항한다. 



세상 떠난 아빠와 나누는 상상의 대화로 외로움 극복
용서와 관용을 가르쳐 주는 영화

만약 <엘리나>가 홀름 선생의 악함과 엘리나의 선함을 대립시키는 이분법을 사용했다면, 이 영화는 그다지 감동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용서와 관용을 가르치며, 엘리나는 천사처럼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아빠의 존재를 느끼며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이 영화에서 엘리나가 세상을 떠난 아빠와 나누는 상상의 대화들은 매우 중요한데, 소녀는 그런 내면의 과정을 통해 성숙하고 확고한 신념을 지니며 외로움을 극복한다.
그리고 엘리나와 홀름 선생의 관계는, 진정한 사과와 용서의 관계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이 용서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홀름 선생에게 형식적으로라도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이 결국 거짓말일 수밖에 없음을 엘리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맨 마지막에, 진정으로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의 회개를 보여준다. 모든 학생들이 급식을 거부하고 엘리나의 곁으로 모여들었을 때, 텅 빈 급식실에서 홀름 선생은 그제서야 뉘우치고 엘리나에게 용서를 구한다. 이때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평등하게, 세상의 모든 것을 하얗게 덮어버리는 눈은 화해와 용서의 의미다.

 
* Director - 클라우스 해로(Klaus Härö)

가슴 깊이 파고 드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지닌 감독

1971년 핀란드의 포르부(Porvoo)에서 태어난 클라우스 해로 감독은 헬싱키 산업예술대학에서 연출과 시나리오를 공부했다. 단편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1999년 <나트플릭트 Nattflykt>라는 단편으로 베를린영화제의 ‘어린이 영화 축제’에서 ‘특별 언급’ 작품이 되면서 주목받았고 3년 후 첫 장편영화인 <엘리나 Elina - Som om jag inte fanns>(2002)를 내놓았다. 이 영화는 베를린영화제, 시카고아동영화제, 몬트리올아동영화제 등을 비롯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시네키드영화제와 스페인의 발렌시아영화제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핀란드의 명배우인 크리스토퍼 슬로테(Christoffer Slotte)에 대한 다큐멘터리 <스타티스티 Statisti>(2003)를 만든 후 내놓은 두 번째 장편영화 <마더 오브 마인 Äideistä parhain>(2005)도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었다. <엘리나>와 마찬가지로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해 전개되는 이 영화는, 2차대전 당시 핀란드를 떠나 스웨덴으로 가야 했던 수많은 아이들의 이야기다. 이 시기부터 클라우스 해로 감독의 영화엔 일관된 주제 의식이 드러나는데, 그는 스칸디나비아의 과거를 배경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가족과 사회와 역사에 대한 드라마를 만드는 데 장기를 지닌 감독이다. 이것은 세 번째 장편영화인 <새로운 인류 Den nya människan>(2007)에도 이어지는데, 1951년 스웨덴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약한 내면을 지닌 17세의 소녀가 힘겹게 새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로서 상하이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 <주연배우 Huvudrollen>라는 TV 단편을 연출한 그의 최근작은 <제이콥 신부에게 보내는 편지 Postia pappi Jaakobille>(2009). 그의 휴머니즘적 감동이 여전한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3년엔 거장 잉마르 베리만의 이름을 딴 ‘잉마르 베리만상’을 수상했다.
2002년 데뷔 이후 꾸준한 작업을 통해 스칸디나비아의 중요한 영화감독 중 한 명으로 부상한 클라우스 해로의 작품들은 전 세계의 수많은 영화제에서 60개 이상의 트로피를 수상했다. 하지만 수상 실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영화가 지닌 ‘인간에 대한 사랑’이며,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을 통해 전달되는 이야기는 관객들의 가슴에 깊게 파고든다.


* Actress - 나탈리 미네빅(Natalie Minnevik)
엘리나의 고독한 내면을 뛰어나게 표현한 아역배우 나탈리 미네빅은 1991년에 태어났으며 <엘리나>(2002)가 첫 영화다. 이 영화를 통해 스웨덴 영화계에 진출한 미네빅은 2004년 <세 개의 태양 Tre solar>에 출연했으며, 최근작은 단편인 <미스크발 Myskväll>(2007)이다.


* Actress - 비비 안데르손(Bibi Andersson)- 스웨덴이 낳은 위대한 여배우


엘리나의 담임 교사이자 교장인 토라 홀름 역의 비비 안데르손은 스웨덴이 낳은 위대한 여배우 중 한 명이며, 잉마르 베리만의 작품을 통해 전세계적인 배우가 되었다. 1935년에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그녀는 현재까지 현역 배우로 활동하며 55년의 배우 생활 동안 100편에 가까운 작품을 남기고 있다. 13편의 베리만 영화에 출연한 그녀는 베리만이 1958년에 연출한 <삶에 가까이 Nära livet>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빌고트 쇠만 감독의 <미스트리스 Älskarinnan>(1962)로는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산딸기 Smultronstället>(1957) <제7의 봉인 Det sjunde inseglet>(1957) <페르소나 Persona>(1966) 등의 대표작이 있으며 <엘리나>의 연기로 스웨덴 영화협회가 주관하는 굴드바게 시상식(Guldbagge Awards)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