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불교와 그리스도교와의 대화를 시작으로 유교, 한국 무교, 도교, 한국 신종교와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씨튼 연구원에서는 종교대화의 일반적인 만남을 일단락 짓고 2000년부터 "순례"라는 주제를 선택하여 좀더 구체성을 띤 종교대화를 시작했다. 이 책은 2001년 3월에서 12월까지 10개월 동안 열렸던 종교대화 강좌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순례"라는 상징적 행위를 통해 유다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가 품고 있는 종교체험의 핵심, 그 내면에 타오르는 신앙의 원동력을 파악하려는 목표아래 전체 9강의를 수록하고 있다.

제1강은 김승혜 수녀가 유일신 삼교의 역사적, 종교적 위치를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개괄해준다. 제2강부터 제4강까지는 유다교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전문적으로 연구한 조철수 교수가 유다교 역사 속의 순례 / 유다교 신비전통 속의 순례 / 유다교와 그리스도교와의 대화라는 주제로 이야기한다. 제5강과 제6강은 이제민 신부가 그리스도교 안에서 신앙인 삶의 형태 또는 양상으로서 순례라는 내용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제7강부터 제9강까지는 연세대 대학원 사학과에서 중동지역 역사를 공부한 김용선 교수가 이슬람 역사 속의 순례에 대해 말하고 끝으로 종합토론에서 세 종교사이의 종교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아브라함의 신앙에 같은 뿌리를 가진 유다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3대 유일신 종교라 불린다. 같은 한 분의 하느님을 믿는다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계시의 통로가 다르다는 점에서 히브리 성서, 신약 성서, 꾸란이라는 다른 경전을 가진다. 이들 세 종교는 문화적으로 상호영향을 주고받으면서도 역사적으로 많은 충돌을 경험하였다. 현재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티나의 정치 문제, 아랍 문화권과 그리스도교 문화권 사이에 쌓인 편견과 오해로 인한 충돌이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렇게 어두운 시기일수록 종교인들은 편견의 뿌리를 들여다보고 마음의 회개를 통한 화해의 다리를 놓아야 할 것이다.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순례자들로서 각 종교가 존중해온 성지를 향한 지리적 순례뿐 아니라 하느님을 향한 영적 순례에 방해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진정 되새겨 볼 때인 오늘날 "순례"에 대한 정의와 세 종교가 순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차이점, 구원과의 관계 등을 대화로 모색한 이 책은 서로를 이해하고 긍정하여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화해의 씨앗이 될 것이다. 아울러 신앙인의 고민과 희망을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제1강 유일신 삼교와 예루살렘 - 김승혜
제2강 유다교 역사 속의 순례 - 조철수
제3강 유다교 신비주의와 순례 - 조철수
제4강 유다교와 그리스도교의 대화 - 조철수
제5강 그리스도교의 하느님 나라 순례 - 이제민
제6강 순례와 성 클라우스 - 이제민
제7강 이슬람 역사 속의 순례 - 김용선
제8강 이슬람 순례의 특징 - 김용선
제9강 현대 이슬람과 종교 대화 - 김용선
종합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