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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코드 : 97889419151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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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앙생활의 중심에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가르쳐 주신 유일한 기도인 주님의 기도가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 주님의 기도를 매일 바치지만 너무도 익숙한 나머지 자주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외우기 일쑤다.
안셀름 그륀은 이 책에서 주님의 기도가 전해져 오는 마태오 복음과 루카 복음의 저자인 마태오와 루카의 신학에 따라 주님의 기도를 설명하는데 첫째 부분에서는 ‘우리가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가’라는 마태오의 관점에 따라 주님의 기도의 세 가지 의미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첫째, 주님의 기도는 우리를 예수님의 ‘아버지 체험’으로 이끌어 간다. 둘째, 복음의 근본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셋째, 산상 설교가 주님의 기도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둘째 부분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기도해야 하는가’라는 루카의 관점에 따라 그의 사상을 하나의 기도론으로 요약하는데 루카는 우리에게 온전히 믿는 마음으로 기도하라고, 이로써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라고 격려한다.
■ 주님의 기도는 예수가 우리에게 직접 가르쳐 준 유일한 기도다.
■ 독일의 영적 스승, 안셀름 그륀 신부의 짧지만 속 깊은 강의
“지금까지 주님의 기도에 대해 많은 글을 썼지만, 나는 아직도 이 기도의 풍요로움을 온전히 포착하지 못했다. 내 삶이 끝날 때까지 이 기도의 신비를 찾고 구하는 일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나는 이 기도문에 담긴 말씀의 힘을 그만큼 더 분명히 느끼며, 말씀 속에 드러난 예수님의 사랑도 더 분명히 깨닫게 된다.”
_안셀름 그륀
주님의 기도는 무엇인가?
이천 년 전 그리스도교가 처음 싹틀 때부터 ‘주님의 기도’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다. 2세기 교부(敎父) 테르툴리아누스는 주님의 기도를 일컬어 복음 전체의 요약이라 했다. 이 기도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그분과 그분의 기쁜 소식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3세기 카르타고의 주교 키프리아누스는 주님의 기도를 천국에 대한 가르침의 편람(便覽)이라 했다. 그리스도교의 가장 중요한 교리가 이 기도에 명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4세기 교부 니사의 그레고리우스는 주님의 기도의 윤리적 측면을 강조했다. 이 기도는 우리를 하느님께 투신하는 삶으로 인도하며, 따라서 참된 삶과 바른 삶에도 들어서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 신앙생활의 중심에는 주님의 기도가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기도를 매일같이 바친다. 하지만 흔히는 습관적 행동에 그친다. 한 마디 한 마디 똑바로 외우지 않는다. 내용도 잘 모르면서 반사적으로 외기 일쑤다. 그저 해치우기 바쁘다. 어떤 이들은 주님의 기도에 담긴 청원이 이해되지 않아 마음이 불편하다고 하고, 또 어떤 이들은 기도문의 말마디가 공허하고 낯설다고 한다. 이쯤만 되어도 다행이다. 이나마도 못 된다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진정 그리스도인일까?”
세 가지 의미
주님의 기도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주님의 기도는 우리를 예수님의 ‘아버지 체험’으로 이끌어 간다. 이 기도를 바치며 우리는 아들 예수와 아버지 하느님의 친교에 참여한다. 또한 주님의 기도는 우리를 새로운 하느님 체험으로 인도한다. 아버지 같고, 또 어머니 같은 하느님에 대한 체험, 언제나 우리를 예수와 똑같이 사랑하며 우리 곁에 계신 하느님에 대한 체험이 그것이다. 이 체험은 신비주의적이라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신비주의는 과잉 감정도 아니고, 어떤 환상도 아니다. 하느님에 대한 ‘체험적 통찰’, ‘실존적 체험’이다. 그분을 마음으로 믿을 뿐 아니라 몸으로도 겪는 것이다.
주님의 기도의 둘째 의미는 이 기도가 복음의 근본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수가 당신의 선포를 통해, 또 치유와 섬김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전하려 했는지가 이 기도에 나와 있다. 주님의 기도의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활동이다. 우리는 이 기도를 바치며, 십자가 위에서 더없이 환히 드러난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하는 사랑’의 신비를 체험한다. 하느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람이 되신 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기도로 깨달으며, 또 이 기도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사람됨을 체득한다.
셋째 의미는 산상 설교가 주님의 기도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산상 설교의 다양한 요청은 주님의 기도의 개별적 청원과 상응한다. 주님의 기도를 보면 모든 청원이 산상 설교를 비롯한 예수님의 선포 말씀과 연관되어 있다. 예컨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소서”라는 청원은 ‘참행복’(마태 5,3-12)에 대한 선언과 호응한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는 ‘세상의 소금과 빛’(마태 5,13-16)이 되어야 하는 우리의 소명과 관련된다.
우리는 어떻게 바쳐야 하는가?
예수의 제자라면 다르게 기도해야 한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하느님께 우리의 소망을 강요할 필요도 없다. 그분께서 우리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자녀에게 필요한 것을 벌써 알고 계신다. 기도는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을 철석같이 믿고 바쳐야 한다. 기도 결과에 목맬 것도, 너무 오래 기도하려 애쓸 것도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가르쳐 준 몇 마디 구절을 온 마음으로 외는 일이다. 이 구절을 통해 그리스도인은 자신들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하느님께 알려 드린다. 그것은 그분의 나라가 오는 것, 우리 곁에 계신 그분에 의해 치유되는 것, 그리고 그분의 사랑받는 아들딸로서 온전하고 올바르고 굳세어지는 것이다.
위대한 기도자들의 경탄들
주님의 기도에 관한 글을 수없이 읽는다 해도, 결코 우리는 이 기도의 신비를 고스란히 포착하진 못할 것이다. 주님의 기도에 대한 해설은 모두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이 기도에 담긴 말씀을 아무리 성찰해 봐도 결국 남는 것은 이 기도의 신비에 대한 경탄뿐이다. 위대한 기도자들은 주님의 기도를 우리보다 앞서 이렇게 찬미했다.
“그 얼마나 숭고한 완전함이 이 기도 안에 담겨 있는지요! 이 기도를 지은 분의 거룩한 지혜를 이 안에서 얼마나 깊이 깨닫는지요! 이 기도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지요! 이 기도는 내가 찬탄할 수밖에 없게 만드니, 어쩜 이렇게 겨우 몇 마디 말씀 안에 온전함과 관상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지요!”
_아빌라의 데레사
“이 기도는 우리 주님에게서 유래하기에 분명히 가장 높고 가장 귀하며 가장 좋은 기도라 하겠다. 과연 주님께서 더 좋은 기도를 알고 계셨다면, 정직하고 신실한 스승께서는 그 기도를 우리에게도 가르쳐 주셨으리라.”
_마르틴 루터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한 말씀 한 말씀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인다면 영혼 안에서 아주 작더라도 분명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기란 불가능합니다.”
_시몬 베유
“주님의 기도를 오랜 세월 바칠수록 그 사람은 자신이 이 기도를 얼마나 조금밖에 이해하고 있지 못한지를 그만큼 더 깨닫게 되며, 또한 미지의 보화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 할 때 이 기도를 조금이나마 성찰하고 이해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그만큼 더 깨닫게 된다.”
_마티아스 클라우디우스
책 속에서
한편, 주님의 기도에 하느님의 여성적 면모가 빠져 있음을 안타까워하는 여성도 많다. 하지만 ‘아빠’라는 말 자체가 하느님의 아버지다움과 어머니다움을 동시에 나타낸다. 아빠 하느님은 근엄하신 하느님이 아니라, 사랑을 주시는 하느님이다. 하느님은 아버지요 어머니다. 아버지 하느님은 우리를 격려하며 도와주신다. 삶의 용기를 북돋아 주신다. 우리는 그분께 도움을 청할 수 있다. 그분은 의지할 수 있는 분이자, 강인하고 또 자상하신 분이다. 어머니 하느님은 우리에게 안식과 사랑을 주신다. 그분은 우리를 떠받쳐 주신다. 그분은 우리 곁에 있어 주신다. 그분은 우리를 당신 사랑의 현존으로 감싸신다.(26-27쪽)
하느님 나라가 도래할 때는 “가난한 이들, 빼앗긴 이들, 억눌린 이들에게 정의가 점점 실현될 때다. 형제자매애, 일치, 참여, 불가침적 인간 존엄을 위한 유대가 회복된다면, 언제라도 하느님의 나라가 동터 올 것이다”(Boff 104-105). “하느님 나라가 오게 하소서”라고 우리가 청원할 때는 그분께서 조금 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 주시리라는 희망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또 우리는 이 청원을 바치며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투쟁을 위해 우리의 각오를 다지기도 해야 한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런 세상에서 이미 오늘 드러나는 것이다.(75-76쪽)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나 내가 싫어하는 사람까지 감싸 안는 사랑은, 하지만 유다인이나 그리스인 스승들도 요구한 바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아누스는 말했다. “우리를 욕보인 이들까지 사랑하는 것이 우리 인간에게 내려진 각별한 사명이다”(Gnilka 192에서 재인용). 스토아철학도 내면의 자유와 모든 인간의 친족성을 근거로 원수 사랑을 요구했고, 불교도 원수 사랑을 언급했다(Gnilka 191 참조).
그러니 그리스도교는 원수 사랑의 계명을 남용하여 다른 종교에 대한 우월성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원수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예수님 특유의 논증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마태 5,44-45). … 원수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로써 자신이 하느님의 아들딸임을 드러낸다. 원수 사랑은 하느님 자녀됨의 표지다. 원수 사랑을 통해 우리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시는 하느님의 행동을 본받는다.(94-95쪽)
주님의 기도-믿음과 참된 삶으로의 안내
주님의 기도 해석
■ 그리스도교 영성을 사사화(私事化)하는 위험
■ 산상 설교에 바탕한 주님의 기도 해석
주님의 기도
■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소서
■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
■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소서
■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루카 복음서의 가르침
■ 예수님-기도하는 인간
■ 벗이요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드리는 신실한 기도
■ 곤경으로부터의 기도
■ 기도의 위험성
■ 공동체의 기도
주님의 기도에 따라 살기
참고문헌
지은이 _ 안셀름 그륀(Anselm Gruen)
독일 뮌헨의 전파상집 아들로 자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베네딕도회에 입회하여 신부가 되었다. 상트 오틸리엔과 로마 안셀모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칼 라너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래전부터 초기 수도승 전통에 현대 심리학을 통섭하는 작업에 힘써 왔고, 지금은 독일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에 머물며 다채로운 영성 강좌를 이끌고 있다. 수많은 이들의 영혼을 위로한 그륀 신부의 저술은 30여 개국에 번역되어 전 세계적으로 1,40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아래로부터의 영성』 『우울증 벗어나기』 『내 마음의 거울 마리아』 『사랑, 언제까지나 스러지지 않는』 『안셀름 그륀의 성경 이야기』 『내 영혼의 치유제』 『사랑은 무엇을 먹고 자라는가』 등이 우리말로 출간되었다.
옮긴이 _ 이종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와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신학부에서 수학했다. 『경향잡지』 기자와 서강대학교·성심여자대학교 강사를 역임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16회 한국가톨릭학술상 번역상을 수상했다. 분도출판사에서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그리스도교』 『사냥꾼의 올가미에서 벗어나』 『사도 바오로와 그리스도 체험』 『구약성경 개론』 『신약성경 개론』 『안셀름 그륀의 성경 이야기』 『신약성경신학』 『사랑은 무엇을 먹고 자라는가』 등을 우리말로 옮겨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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