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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코드 : 97889918098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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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는 늘 신비로운 방식으로 당신의 자녀들을 이끄신다. 거기에는 기적적인 보호와 행운의 도래, 기쁨과 슬픔, 거룩한 사람들의 성덕과 모범, 죄인의 회개 같은 것들이 있는가 하면, 빗방울이 잎사귀에 맺히는 것 같은 범상한 일상과 안위도 함께한다. 마르코 바르톨리가 쓰고 김혜정 아나스타시아 수녀가 옮긴 이 책 <클라라. 전설을 넘어서>는 평범한 일상에 도래할 수 있는 햇살처럼 부드럽고 서둘지 않으며, 그러나 칼날보다 분명하게 분별하며 우리 인식을 명쾌한 영의 식별로 이끌어 준다. 사실은 풍성한 기쁨을 주는 이 책은 자주 학문적이고 역사적인 연구를 서술하는 듯한 문장을 내보인다. 그러나 이 문장들은 이 책이 찾는 진실이 문학적 허구로 공허한 마음에 상상적 만족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직 진실에 충실하되, 그 진실이 사실에 부합하며 어떤 꾸밈이나 부풀림 없이 이미 충만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기능을 한다. 최초의 여성 프란치스칸으로서,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주도한 수도회의 창설자로서, 프란치스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가난의 영성, 어쩌면 더 철저한 본을 보이고 실상을 수호한 이로서, 분열하지 않고도 맞서 자신과 자매들의 가치를 지켜낸 인물로서 클라라는, 비단 프란치스칸이나 가톨릭산자들에게뿐 아니라 남녀 불문 진리를 추구하고 자기 삶을 이상에 일치시키려 고군분투하는 모두에게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다. 오늘 한국 사회는 ‘더 큰 것을 위해서’라는 이름 아래 묻어 둔 문제들이 마구 튀어오르고 공과가 엇갈리며 옛것은 이미 부정당하는데 새것은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형국이다. 기후위기나 미투라든가 여성 이슈들로 뭇사람들이 노심초사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관습의 힘이 강하던 시절에 클라라와 자매들이 선택한 길은 어떻게 세계가 분열하지 않고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어떻게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희망을 물려줄 지를 상상하게 해 준다. 누군가에게는 다가오는 위대함을, 구유 속 아기처럼 지금 미미하지만 곧 찬란할 빛을 알아보게 해 주고, 누군가에게는 덮인 어둠에 숨 막히지 않고 슬기롭게 마땅한 것을 얻게 해 줄 영감을 줄 것이다. 횔덜린 시인이 일찍이 “이 가난한 시대에 시인은 무엇인가!” 물었지만, 지금이야말로 가난한 시대이고, 신앙인은, 또는 양심을 가지고 내면의 빛에 흔들리는 지성인은 자신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주님수난성지주일 강론에서 “돌들이 소리 지르기 전에 목소리를 높이십시오”라고 권고했다. 클라라가 목소리를 내는 끈기와 희망이 다시 요청받고 있다. 우리의 독서는 우리의 실천을 바꾸고 공동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다.
서문 - 머레이 보도O.F.M.
제9장 전쟁과 평화
지은이: 마르코 바르톨리 Marco Bartoli
아씨시 클라라 성녀의 생애에 관해 폭넓은 연구르 하고 있으며, 현재 로마 승천하신 성 마리아 자유 대학(Libera Universita Maria Santissima Assunta, LUMSA) 중세사 교수이며 로마 안토니아눔에서는 클라라 성녀와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다.
옮긴이: 김혜정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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