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에 담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한 번 훑어본 사람은 그 다음 단계로 접어들도록 초대를 받게 마련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초대에 응하여 길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된 요긴한 안내서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해하기 어렵다거나 생소한 지식을 모아 놓은 책만은 아니다. 한마디로 입문서와 주석서 사이에 걸쳐 있는 책으로서,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월간 <생활성서>에 꾸준히 연재된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듯이, 성서 학자가 대중을 염두에 두고 쉽게 풀어 쓴 책이다. 그는 모세오경이 '이야기'의 성격을 지닌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이야기들이 안고 있는 역사적 의미, 당대의 가치관 등을 먼저 체계적으로 분석한 다음, 그것들을 토대로 오늘날 신앙인들에게 길잡이가 될 메시지들을 발굴해 내고 있다.

어떤 면에서 고고학적 탐사와도 같은 작업을 이어 가고 있는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모세오경 전체에 대한 안목이 생기게 될 뿐 아니라, 전에는 세세한 조항을 지루하게 나열한 법전처럼 느껴지던 일부 내용들이 한층 더 친숙해지고 이해의 범위 안에 들어와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경의 내용을 대략 알고는 있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피상적인 앎에서 오경의 참된 보화를 발견하는 길로 접어들게 하는 지침이 되어 줄 것이다.

- 성서 이야기를 시작하며
- 창조, 보시니 좋았다
- 흙과 갈비뼈로 아담과 하와를 만들다
- 미움과 분노의 드라마, 카인과 아벨
- 노아와 홍수, 새로운 시작을 위해

- 오만과 무질서의 상징, 바벨탑
- 아브람의 잔꾀와 사래의 눈물
- 아브람과 두 여자의 갈등
- 소돔과 고모라, 그리고 아브라함의 흥정
- 웃음과 울부짖음의 이사악과 이스마엘

- 하느님의 선택과 인간의 논리
- 아브라함의 시련-침묵과 번제
- 형 에사오의 발꿈치를 잡은 야곱
- 형제들의 분쟁과 화해
- 하느님의 약속의 실현과 모세의 탄생

- 모세의 소명과 하느님의 신원
- 모세와 아로느 그리고 익숙해진 종살이
- 인간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시는 하느님
- 갈대바다와 하느님의 영광
- 약혼 기간과 쓴 물

- 만나와 메추라기와 물
- 시나이 산에서 계약 맺을 준비를 하다
- 십계명
- 계약의 책과 하느님 백성의 삶
- 시나이 산 계약을 마무리하며

- 레위기를 읽기 위하여
- 거룩한 백성을 위한 속죄의 날
-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
- 민수기와 광야의 백성
- 위대한 지도자 모세의 길

- 백성의 만용, 주님의 용서와 벌
- 모세오경의 다섯 번째 책
- 신명기에 나타난 '지혜'
- 과거를 기억하라
-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 작은 역사적 신앙 고백문

- 행복의 길

박요한 영식 신부
- 1982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부를 졸업하고 사제 서품(천주교 서울대교구)을 받았으며 압구정동 천주교회에서 사목활동(1982-1984)을 하고,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의 비서로 일했다(1984-1987). 1987년 10월 학기부터 로마 성서 대학교에서 성서를 전공하여 1996년에 성서학 박사학위(S.S.D.)를 받았다. 1997년부터 가톨릭대학교에서 성서를 강의하고 있으며 1998년부터 로마 우르바노 대학교 초빙교수로 매학년도 첫 학기에 구약성서의 지혜문학을 강의한다.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한 수십편의 논문들 외에 다음과 같은 단행본들을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