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옆 자리에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스페인 사람과 결혼해서, '올초부터 부산에 살고 있다'는 중년부인이 앉아 있었다. 스페인에 살고 있는 두 아들을 만나고, 부산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나는 '까미노 데 산티아고'를 걷기 위해 스페인에 왔다,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나는 그간 길을 걸으면서 만난 순례자들, 그 길에서의 여러 느낌을 설명했다. 자다가, 깨어나면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설명하는 중에, '그런 경험들을 혼자만 간직하지 말고 책을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의외의 제안을 받았다.

나는 작년 한 해 동안 안식년을 가졌다. 주어진 1년을 짜임새 있게 보내기 위하여 오랜 동안 준비해왔고, 대부분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1년이 지나고, 여행 정리를 하다 보니, 한 권의 책으로는 부족했다. 우선 인상 깊었던 성지들과 '까미노 데 산티아고'의 체험을 중심으로 출판하기로 했다. 다음에 할 일이 남아 있게 된 것이지만, 그 다음이 언제일는지는 기약할 수가 없다.

- 저자의 '이야기를 시작하며' 중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며


순례자의 즐거움-하나
까미노 데 산티아고란 무엇인가?
도보순례자에서 버스순례자로
성당 안에 두 마리의 닭을 키우는 이유
버스 기사에게 여권을 맡기다
버스순례자
버스순례자에서 도보순례자로
새벽에 쓴 유서
스페인어가 되는 날?
누군가 날 위해 기도하네
기쁨의 산에 도착하다
성당에서 할머니를 만나다


순례자의 즐거움-둘
밤기차를 타고
새벽 두 시에 춤을?
공동묘지에 경고
무엇이든 필요한 것을 가려가라
길 위에서
이 길을 걷는 이유
길 위에서2
이 길을 걷는 이유2
성전 기사단
그림 같은 아침
고통 없이 영광 없다
철 십자가 언덕
알베르게는 알베르게다
토끼와 거북이
순례마감


순례자의 즐거움-셋
십자가 언덕
이런 성시간을 갖고 싶다
에보라에서
파티마에서
가난한 미사
지하묘지 위의 놀이터
한 자루의 초를 밝히다
시나이 산에서

글/사진 : 김기범


1960년 충남 서산에서 출생하였으며 1988년에 사제가 되었다.
이전에 시집을 낸 적이 있으며, 2002년에는 수필집 <부치지 못한 편지>를 출판하였다.
2007년 현재 대전 삼성동 본당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