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삶에 관한 기록들을 담은 책. 맥카일 신부가 방글라데시에서 보낸 20년의 세월을 돌아본다. 저자는 자신의 삶, 그리고 자신과 이웃 무슬림들의 하루하루, 또한 그 만남에서 우러나오는 종교 간의 대화를 생동감 넘치는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이를 통해 세상 속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소명에 있어 자신의 이러한 경험이 어떤 뜻을 지니는지 보여준다.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무슬림들과 20년을 함께한 봅 맥카일 신부!

그의 선교활동은 전교나 개종이 아닌, 종교를 떠나 모든 선의의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자선과 선행을 베풀 수 있는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하느님의 역사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당신을 통해 그분이 오늘 여기에 살아 계심을 보여주시오”라고 했던 간디의 말처럼, 그는 그저 무슬림들과 함께 삶을 이야기하며 살아간다.

단순하지만 생동감 넘치는 문체로 자신의 삶 그리고 자신과 이웃 무슬림들의 하루하루, 또 그러한 만남에서 우러나오는 ‘종교 간 대화’를 기록하고 있는 그는 세상 속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소명에 있어 자신의 이러한 경험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왜 내가 당신을 개종시키려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간혹 병약한 사람을 돕는 내 동기에 대해 가장 공공연하게 따지고 드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되묻곤 한다.

“내가 당신을 그리스도인으로 만들려는 줄 아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인간이 되기만을 바랍니다. 알라신께서 원하시는 인간이 되기 바랍니다. 선량한 무슬림이 되고 싶으시죠? 당신이 그렇게 되시길 진정으로 바랍니다.

당신은 좋은 무슬림이, 나는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은 것 아닙니까? 또한 힌두교도는 좋은 힌두교도가(방글라데시의 무슬림들은 힌두교가 우상숭배하는 종교라고 경멸한다), 불교도는 좋은 불교도가 되기 바랍니다(방글라데시에서는 불교에 대해 거의 모르고 관심도 없다).

우리는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한 종교인이라면 서로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진정한 영성을 가진 사람이 다른 종교와 신도를 경멸했다는 말을 들어 봤습니까? 우리는 모두 하느님(알라신)이 창조하신 피조물들이 아닙니까?”

내가 없는 동안 우리 집에 승냥이 한 마리가 침입했었다고 동네 사람들은 신이 나서 말해준다.

그 다음에는 움막에 개미들이 쳐들어온 것을 내가 신이 나서 그들에게 말해준다.

집의 남쪽 벽이 모두 개미집이다. 물어뜯는 힘이 엄청나게 강한 붉은 개미들이 집을 짓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지나가던 친구 알림이 내게 백 개도 넘는 개미 구멍에 석유를 뿌려 보라고 한다. 나는 그가 시키는 대로 한다.

또 다른 이웃인 지나트가 부엌의 아궁이에서 재를 가져와 뿌려 보면 어떻겠냐고 하더니 잠시 후 자기 두 딸과 함께 뜨거운 재가 담긴 그릇을 가져와 침입자들을 격퇴하려고 한다. 이런 이웃들이 있으니 우리는 어떠한 난관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지금 이 일처럼 우리가 서로 도울 때 좋은 이웃사촌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병자를 돕고 그들은 집안 관리하는 방법을 내게 가르쳐준다.

나의 봉사가 병자가 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를 만나면 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라면 그들의 봉사는 평생 동안 허술한 집에서 살아온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실생활의 지혜를 제공하는 것이다.

누구나가 조금씩 주고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는다. 우리 모두는 무슬림과 그리스도인으로 이루어진 신비로운 기능 공동체이다.

서문
머리말

제1부 삶의 대화
예수님의 본보기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삶

제2부 선교와 대화
간디의 본보기
믿는 이들과 함께하는 삶

맺음말

지은이 : 봅 맥카일

- 미국 아이오와 주 출생. 메리놀회 소속으로 1964년 사제로 서품되었다. 11년간 필리핀에서 활동했고, 1975년부터 1996년 현재까지 방글라데시에서 사목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써 보낸 크리스마스 편지들이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지에 여러 차례 실리기도 했다.

옮긴이 : 권은정

프리랜서 저술가이자 인터뷰 전문 기자이다. 저서로 『젠틀맨 만들기』, 『그 사람이 아름답다』, 역서로 『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에』